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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wned

욕망의 표식을 지닌 존재는 무엇을 드러내고, 무엇을 감추는가.

시작년도
2021
진행여부
완료
카테고리
존재
매체
디지털 드로잉
형식
연작
작품 구성
50점

《Crowned》는 왕관이라는 공통된 욕망의 표식과 서로 다른 몸의 태도를 통해, 우리가 하나의 존재를 어떻게 인식하고 판단하는지를 탐구한다.

작품 속 모든 존재는 왕관이라는 동일한 표식을 지닌다. 왕관은 권력과 소유, 우월함과 욕망을 연상시키는 매우 직접적인 상징이지만, 그것을 쓰고 있는 존재들의 얼굴에서는 정작 뚜렷한 감정을 읽기 어렵다. 크게 뜬 눈과 무표정한 얼굴은 왕관이 전달하는 강한 의미와 대비되며, 존재의 외부에 부여된 상징과 실제 내면 사이에 거리를 만든다.

SHHAN은 이 연작에서 표정의 변화보다 몸의 자세와 태도에 집중했다.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 몸을 낮추고 엎드린 모습, 웅크리거나 몸을 늘이는 자세처럼 각각의 형상은 동일한 얼굴과 왕관을 공유하면서도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든다. 얼굴이 감정을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관객은 몸의 방향과 무게, 시선과 동작을 통해 그 존재의 상태를 자연스럽게 추측하게 된다.

이때 왕관은 단순히 ‘탐욕스러운 존재’를 표시하는 장치라기보다, 관객이 이미지를 바라보는 방식에 개입하는 표식에 가깝다. 우리는 왕관을 보는 순간 그 존재에게 권력, 욕망, 허영과 같은 성격을 부여하지만, 작품 속 존재는 그것을 긍정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무엇을 원하는지, 실제로 욕망하고 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Crowned》는 이 간극을 통해 하나의 외형적 표식이 존재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얼마나 쉽게 결정하는지를 보여준다.

검은색으로 단순화된 몸 역시 중요한 요소다. 세부적인 털이나 표정을 제거하고 눈, 실루엣, 자세와 왕관만을 남기면서 각각의 동물은 구체적인 개체인 동시에 하나의 상징적인 형상이 된다. 서로 다른 종의 동물들이 같은 검은 몸과 같은 왕관을 공유하면서 개별적인 정체성보다 공통된 욕망과 태도를 드러내는 하나의 군상으로 연결된다.

《Crowned》의 존재들은 뚜렷한 이름과 서사를 지닌 고정된 캐릭터라기보다 인간의 욕망과 태도를 비추기 위해 만들어진 형상에 가깝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출발한 존재들이 자세와 실루엣만으로 서로 다른 성격을 형성한다는 점은 이후 SHHAN의 작업에서 중요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왕관이라는 하나의 상징에서 시작된 이 실험은 이후 《SHHANart》에서 더욱 다양한 자세와 행동, 성격을 가진 존재들을 만들어가는 작업으로 확장된다. 그런 의미에서 《Crowned》는 SHHAN이 동물의 형상을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인간의 감정과 욕망, 그리고 개체의 태도를 관찰하기 위한 존재로 다루기 시작한 초기 작업 중 하나다.

《Crowned》의 50점은 2021년 NFT 컬렉션으로 제작 및 공개되었으며, 현재 OpenSea에서 전체 연작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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